브랜드를 처음 만들 때 디자이너가 맡게 되는 역할은 단순히 로고를 제작하는 일에 그치지 않는다. 시장 분석을 기반으로 브랜드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설정하고, 타깃에게 맞는 톤앤매너를 구축하며, 전체 브랜드 아이덴티티 시스템을 설계하는 것이 핵심이다. 본 글에서는 새로운 브랜드 론칭 과정에서 디자이너가 어떤 단계별 업무를 수행해야 하는지 깊이 있게 정리하여 실제 창업자와 디자이너 모두에게 도움이 되도록 구성했다.

시장분석
새로운 브랜드를 만들 때 시장분석은 디자이너에게 단순 참고자료가 아니라 모든 기획과 디자인의 뼈대를 만드는 핵심 단계이다. 먼저 경쟁사 분석을 통해 어떤 브랜드가 동일한 카테고리에 존재하는지, 어떤 시각적 스타일을 사용하고 있는지, 무엇이 차별점인지 파악해야 한다. 디자이너는 이 분석을 통해 시장에서 과하게 사용되는 표현들을 피하고, 브랜드만의 독자적인 이미지 포지션을 구축할 수 있다. 또한 타깃층의 소비 패턴과 성향을 파악하는 것도 필수다. 연령대, 직업군, 생활 패턴, 관심사 등을 분석하여 어떤 시각 언어가 이들에게 더 효과적으로 전달될 수 있을지 판단해야 한다. 예를 들어 2030 여성 대상 브랜드라면 부드러운 컬러와 미니멀한 감성을 활용하는 것이 효과적일 수 있으며, 테크 기반 브랜드라면 명확한 구조와 직선적 형태를 강조하는 편이 신뢰성을 줄 수 있다. 시장분석은 단순히 '자료 수집'이 아니라 브랜드의 기반을 만드는 전략 행위이며, 디자이너가 기획 단계부터 프로젝트에 깊이 관여할 수 있도록 하는 핵심 도구이다. 이를 통해 최종 디자인의 정확도와 완성도는 이전보다 훨씬 높아진다.
톤앤매너
브랜드의 톤앤매너는 시각적으로 전달되는 분위기와 감성을 말하며, 디자이너가 구축해야 할 가장 중요한 정체성 중 하나다. 톤앤매너는 색, 타이포그래피, 사진 스타일, 그래픽 모듈 등 브랜드의 전체적 분위기를 통일시키는 요소로 구성된다. 특히 신생 브랜드의 경우 첫인상이 결정되는 시점이므로 톤앤매너 설정은 브랜드의 생존과 직결된다. 디자이너는 리서치 자료를 바탕으로 브랜드가 소비자에게 어떤 이미지를 전달하고 싶은지 명확히 정의해야 한다. 예를 들어 친환경 브랜드라면 자연스러운 질감의 패턴과 따뜻한 톤의 그린 계열을 활용할 수 있고, 프리미엄 브랜드라면 간결하면서도 무게감 있는 색상과 정교한 서체 조합을 사용하는 것이 적절하다. 또한 톤앤매너는 로고뿐만 아니라 패키지, 웹사이트, 광고, SNS 등 모든 접점에서 동일하게 유지되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디자이너는 각 요소가 어디에서 어떻게 사용될지 미리 가정하고 시스템화된 형태로 정의해야 한다. 이렇게 구축된 톤앤매너는 브랜드의 방향성을 명확히 하고, 소비자가 브랜드를 인식하고 기억하는 데 큰 역할을 한다.
아이덴티티
브랜드 아이덴티티는 브랜드의 ‘얼굴’이자 브랜드 전체를 통합하는 구조적 시스템이다. 디자이너는 로고 제작뿐 아니라 다양한 환경에서 사용할 수 있는 확장형 아이덴티티를 설계해야 한다. 이는 로고의 변형 규칙, 최소 여백, 서브 로고, 심볼의 활용 규칙, 확장되는 그래픽 모듈, 컬러 시스템, 서체 가이드 등 다양한 요소로 구성된다. 아이덴티티 설계를 위해서는 먼저 브랜드의 핵심 가치와 콘셉트를 명확히 시각화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브랜드가 제공하는 가치가 ‘신뢰’인지 ‘혁신’인지에 따라 디자인 방향은 크게 달라질 수 있다. 또한 아이덴티티는 고정적인 형태가 아니라 확장 가능한 구조여야 한다. 온라인 광고, 패키지, 인쇄물, 간판 등 다양한 환경에서 활용되어야 하기 때문에 단순히 예쁘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어디에서 사용하더라도 깨지지 않는 강한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디자이너는 이러한 시스템을 완성한 뒤 브랜드가 실제 환경에서 어떻게 구현될지까지 고려한 '브랜드북' 형태로 정리하여 창업자나 기업 내부 구성원이 지속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 해야 한다.
새로운 브랜드를 만들 때 디자이너가 수행해야 하는 일은 단순한 시각 작업이 아니라 전략 기반의 설계 과정이다. 시장분석, 톤앤매너, 아이덴티티는 브랜드의 모든 시각적 결과물의 뼈대가 되는 핵심 요소이며, 이를 철저히 구축해야 브랜드가 론칭 이후에도 강한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다. 디자이너와 창업자가 함께 방향성을 정리하고 명확한 시스템을 구축한다면 브랜드는 더 큰 성장 가능성을 얻게 된다.